로컬 영상 뽑기 · 2화
H3 터보 8스텝: 2.33배 빨라지고 연출은 지켰다
H3 클립 하나에 15분이 넘게 걸렸다. 적은 스텝용 터보 LoRA를 같은 장면·시드로 비교해, 8스텝은 2.33배 빨라지면서 연출을 지켰고 4스텝은 구도를 잃었다.
MiniMax H3로 10초짜리 클립 하나를 기본 설정(20스텝)으로 뽑으면 RTX 5090에서 15분 38초가 걸렸다. 본편 한 편에 H3 클립이 백 개 넘게 들어가니, 그대로라면 생성에만 하루가 넘게 든다.
영상 생성 모델은 노이즈를 여러 단계에 걸쳐 조금씩 걷어 내며 화면을 만든다. 이 단계 수가 스텝이다. 스텝을 줄이면 빨라지지만 보통 화질이나 지시 준수가 떨어진다. 이를 보완하려고 적은 스텝에서도 잘 나오도록 따로 학습한 LoRA가 있다. H3에는 768p용 터보 LoRA가 8스텝과 4스텝 두 가지로 나와 있다. 이것을 실제 본편 장면으로 비교했다.
공정하게 비교하려고 한 것
장면은 본편에 쓸 두 가지로 골랐다. 반도체 기판을 가까이 훑는 장면, 그리고 서버 냉각 팬 쪽으로 카메라가 다가가는 장면이다. 한 모델 안에서는 입력 이미지, 프롬프트, 시드, 해상도(1344×768), 길이(243프레임)를 모두 고정했다. 모든 생성은 5090 한 대에서 하나씩 순서대로 돌렸다.
LoRA 파일은 공식 체크섬을 확인한 뒤 설치했다. 그리고 실행 로그에서 LoRA가 실제로 모델에 적용됐는지 확인했다. 기본 설정 실행은 LoRA가 걸린 지점이 0개, 터보 실행은 208개였다. 붙였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안 붙어 있는 실수가 가장 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 번은 비교를 망쳤다. 첫 번째 기판 기본 20스텝 실행을, 앞 작업이 메모리 캐시를 다 비우기 전에 시작한 것이다. 이 실행의 영상은 화질 비교용으로만 남기고 속도 계산에서는 뺐다. 그 뒤로는 실행할 때마다 큐가 비었는지, 메모리와 VRAM 여유가 있는지를 두 번 연속 확인한 뒤에 넣었다.
결과: H3
| 장면 | 기본 20스텝 | 터보 8스텝 | 터보 4스텝 |
|---|---|---|---|
| 냉각 팬과 카메라 이동 | 15분 38초 | 6분 43초 (2.33배) | 3분 43초 (4.20배) |
| 기판의 미세 구조 | 제외* | 6분 43초 | 3분 44초 |
*캐시가 비기 전에 시작한 실행이라 시간 비교에서 뺐다.
속도만 보면 4스텝이 압도적이다. 그런데 화면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위는 기판, 아래는 냉각 팬 장면을 6초 지점에서 멈춘 화면이다. 20스텝과 8스텝은 구도와 카메라 움직임이 거의 같다. 4스텝은 비스듬히 내려다보던 기판을 바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바꿔 버렸고, 냉각 장면에서는 앞으로 나아가는 대신 팬 앞에 바짝 붙어 머물렀다. 따뜻한 반사광도 지시보다 강해졌다. 빠르지만 연출을 따르지 않는다. 이 두 장면에서 20스텝과 8스텝 사이에 눈에 띄는 구조 붕괴 차이는 없었다. 다만 장면 둘, 시드 하나로 본 결과라 모델 전체에 대한 결론은 아니다.
결과: LTX 2.5
같은 김에 LTX도 비교했다. LTX 2.5는 원래 30스텝으로 도는 기본 모델(dev)과, 8스텝용으로 증류한 모델(distilled)이 따로 있다. 제작에서는 이미 증류 모델을 쓰고 있었다. 새로 나온 전용 증류 LoRA를 기본 모델에 붙이면 더 나을지 봤다.
| 장면 | 기본 30스텝 | 기본 + 증류 LoRA 8스텝 | 기존 증류 모델 8스텝 |
|---|---|---|---|
| 기판의 미세 구조 | 6분 35초 | 1분 27초 | 1분 21초 |
| 냉각 팬과 카메라 이동 | 6분 36초 | 1분 28초 | 1분 18초 |
LoRA는 기본 모델보다 4.52배 빨랐지만, 이미 쓰던 증류 모델보다는 오히려 7.6~11.7% 더 걸렸다. 화면은 둘이 거의 같았다. 이미 증류된 모델에 LoRA를 또 겹치는 것은 하지 않았다.
H3는 768p 터보 8스텝, LTX는 증류 모델을 그대로 골랐다
H3는 768p 터보 8스텝, LTX는 원래 쓰던 증류 모델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그날 저녁부터 하이퍼사이클 3편의 H3 장면 125개를 터보 8스텝으로 다시 만들었다.
배운 것
비교가 공정하려면 입력과 시드와 길이만 맞추면 되는 게 아니었다. 시작할 때 장비 상태(캐시가 비었는가)도 맞춰야 하고, 바꾼 설정이 실제로 적용됐다는 증거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고르는 기준은 가장 빠른 설정이 아니라 연출을 지키는 설정 가운데 가장 빠른 것이다. 4스텝이 아낀 3분은 다시 만드는 데 드는 시간으로 금방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