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opold 개발로그 · 3화
리뷰 지적 5개 중 3개를 받아들였다: 카드 고정일이 이미 결과를 본 뒤였다
8월 3일, 누군가 Leopold를 '13F 후행 추적기'로 읽었다. 철학을 다시 적어 반박했더니 훨씬 날카로운 리뷰가 돌아왔다. 다섯 가지 지적 가운데 셋을 받아들였고, 마지막 지적은 반박할 수 없었다. 카드를 고정한 날짜가 이미 결과를 본 뒤였다.
8월 3일 오후, 대시보드에 한국어 번역 파이프라인을 붙였다. 영어 헤드라인과 X 글과 프런티어 랩 뉴스를 한국어로 옮겨 같이 보여 주는 단계다. 그 대시보드를 본 누군가가 이걸 13F 후행 추적기로 읽었다. 남의 펀드가 무엇을 샀는지 45일 늦게 따라 보는 도구라는 뜻이다.
13F는 쇼핑 목록이 아니라 실험 재료다
어이가 없어서 AI에게 이 대시보드의 철학과 방향을 정리해 달라고 했다. 답의 첫 문장이 이랬다. 13F 후행 추적기는 “그가 뭘 샀나”를 묻고, 이 시스템은 “그가 옳았나”를 묻는다.
13F 보고서를 파싱한 건 그의 종목을 사려는 게 아니라 실험의 재료로 쓰기 위해서다. 2화의 첫 검증이 그랬다. 그가 들고 있던 종목과, 같은 병목에 걸려 있지만 그가 들고 있지 않던 종목을 갈라야 급락이 정보 때문이었는지 강제 매도 물량 때문이었는지를 나눌 수 있다. 32.7%와 12.9%라는 격차는 그의 장부가 있어야만 계산되는 숫자다.
다섯 가지 지적
그 답을 건넸더니 이번엔 훨씬 날카로운 리뷰가 돌아왔다. 지적은 다섯 가지였다.
첫째, U01은 이미 반증 신호가 떴다. 그가 들고 있지 않던 한국 대응군이 42.5%로 더 크게 빠졌으니 이건 강제 청산이 아니라 섹터 전체의 움직임이다. 둘째, 판정 일정에 올려 둔 2분기 13F는 6월 30일 기준이라 붕괴 직전의 장부다. 판정 근거로 쓰면 오히려 잘못 읽는다. 셋째, 뉴스와 X 수집이 이름만 맞으면 다 가져온다. 표적 공격 가설 U03의 피드에 성이 같은 미 육군 장교에 관한 글이 들어와 있다. 넷째, 기회를 매기는 표의 한 축이 내가 매긴 “구조적 확신” 점수다. 내 논지가 맞다고 가정한 점수로 기회를 매기면 검증하려는 대상이 이미 축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다섯째, U03은 사다리가 없어서 영원히 검증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적을 덧붙였다. 아셴브레너를 무너뜨린 건 논지가 아니라 돈을 빌린 구조였다. 논지가 5년 뒤에 맞더라도 7월을 버티지 못하면 끝이다. 그러니 이 대시보드가 정말 봐야 할 건 낙폭보다 취약성이다.
받아들인 것과 아닌 것
하나씩 판정했다. 셋째 지적은 바로 실측해 보니 사실이었다. 그 장교에 관한 글이 정말 U03 피드에 들어와 있었다. 전면 수용했다. 넷째도 수용했다. 그 축이 내 주관 점수라는 걸 이름표에 정직하게 드러내기로 했다. 첫째는 절반만 받았다. 반증이라고 단정하기엔 이르지만,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걸러 내는 보정은 해야 했다.
둘째는 반박했다. 13F는 판정 근거가 아니라 실험군과 대조군을 나누는 재료로 쓰고 있었다. 리뷰도 그 용도를 인정하고, 2분기 13F를 “판정 이벤트”가 아니라 “재료 갱신 이벤트”로 바꿔 부르자고 했다. 6월 30일 장부가 1분기와 다르면 U01 계산의 군 배정부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타델로 넘어간 블록 매각은 어느 공시에도 따로 드러나지 않아서, 급락의 끝점은 영원히 관측할 수 없다는 한계도 함께 남겼다.
반박할 수 없었던 한 줄
리뷰의 마지막 지적은 반박할 수 없었다. 카드를 8월 1일에 고정한 건 사전 등록이 아니다. 급락 구간은 6월 22일부터 7월 30일이었고, 청산은 7월 30일에 끝났다. 가설과 관찰 종목과 점수를 확정한 순간 결과 데이터는 이미 있었다. 어떤 종목이 얼마나 빠졌는지 다 본 상태에서 관찰 종목을 고르고 대조군을 정했다. 카드 잠금은 앞으로의 사후 합리화를 막지만, 처음 고른 것 자체의 사후성은 막지 못한다. 매일 아침 똑같이 재현된다는 장점은 그 편향까지 똑같이 재현한다.
수용했다. 다만 14장이 똑같이 오염된 건 아니어서 나눠 적었다. H01부터 H11까지는 2024년 6월 에세이에서 왔고, 판정할 결과도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설비투자와 전력 계약이다. 사전 등록에 가장 가깝다. U01부터 U03, 그리고 관찰 종목 목록은 결과를 본 뒤에 만들었다. 그래서 U01은 “사후에 설계한 준실험”이라고 명시했다. 이건 시스템의 결함이 아니라 태어난 조건이고, 고칠 수는 없어도 적어 둘 수는 있었다.
배운 것
철학을 말로 잘 정리해도 그게 실험의 품질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리뷰는 내 대시보드가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언제 만들어졌는지를 봤다. 잠금 장치는 미래의 나를 막는 데는 쓸모가 있지만, 시작한 날의 나까지 깨끗하게 해 주지는 않는다. 그날 이후 Leopold는 확인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 고칠 수 있는 것과 적어 둘 수밖에 없는 것을 따로 표시하는 쪽으로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