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opold 개발로그 · 5화
두 달 동안 판정 0건: 근거가 모자라면 보류하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매일 아침 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하자 다른 문제가 보였다. 실행 세션이 쌓이고, 표만 있고 결론이 없고, 번역이 비어도 성공이라고 했다. 보고서를 비서처럼 말하게 고치고, 입력이 모자라면 판단을 보류하게 했다. 9월에는 438개 기업을 지도로 보는 macOS 앱이 붙었다.
8월 중순부터 Leopold는 매일 아침 전날 시황과 14개 가설을 정리한 HTML 보고서를 만들었다. 운영 맥의 수집이 끝나면 Codex 예약 작업이 아침 8시에 보고서를 확인하고 결과를 전해 준다. 8월 17일에는 Codex와 Claude가 함께 쓰는 인수인계 원장도 만들었다. 매일 아침 검증 결과가 그 원장에 한 절씩 쌓였다.
사이드바에 쌓인 세션 15개
8월 말, Codex 사이드바가 이상하게 길어져 있었다. 예약 작업이 돌 때마다 새 세션을 하나씩 만들고 있었다. 같은 제목의 실행 세션이 15개 쌓여 있었다. 8월 29일에 예약 작업을 바꿨다. 매번 새 세션을 여는 대신, 고정해 둔 세션 하나에 매일 아침 결과를 이어 붙인다. 쌓여 있던 15개는 지우지 않고 보관함으로 옮겼다.
표는 있는데 결론이 없었다
같은 날 보고서를 열어 보니 파일은 240KB가 넘는데 정작 읽을 문장이 없었다. 뉴스 36건, X 글 41건, 가격표는 다 있었다. 시장이 어땠는지, 가설마다 오늘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쓰는 부분이 없었다. 보고서 생성기는 표를 찍어 내기만 했고, 가설 대부분은 접혀 있었다.
보고서에 오늘의 시장 결론 다섯 개와 가설별 해석을 넣었다. 해석은 가격, 산업과 기업의 강약, 새 리드, 원문 대조 근거에서 규칙으로 만든다. 모델 인증이 끊겨도 한국어 판단 문장은 늘 나오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시장 결론이나 가설별 해석이 비어 있으면 보고서 빌드 자체가 실패하게 했다.
번역도 고쳤다. 그날 Claude 인증이 만료돼 영어 뉴스와 X 글의 번역이 거의 비어 있었다. 그런데 번역 단계는 실행하자마자 기존 번역을 지우고, 실패해도 성공 코드를 돌려주고 있었다. 기존 번역은 남겨 두고, Claude가 실패하면 집의 맥에서 도는 로컬 모델로 넘어가고, 실패하거나 일부만 되면 실패라고 답하게 바꿨다.
다음 날 아침 검증은 그 원칙대로 보고했다. 15개 HTML은 다 있고 본문도 채워졌지만, 번역이 일부만 됐고 신선도 검사도 통과하지 못했으니 성공이 아니다. 보고서는 조건부로만 읽으라고 했다.
비서처럼 보고한다
8월 30일에는 보고서의 첫 화면을 통째로 바꿨다. 비서가 대표에게 보고하듯 무슨 일이 있었나, 왜 중요한가, 비서 의견, 다음에 볼 신호, 대표 판단이 필요한가를 문장으로만 적는다. 가격 등락률, 뉴스 건수, 검증 방식 같은 숫자는 지우지 않고 기본으로 닫혀 있는 근거 첨부로 내렸다. 문장 순서는 핵심 변화, 사업에 주는 의미, 이기는 쪽과 위험, 다음에 확인할 것이다.
같은 날 메인 화면에는 오늘 할 일을 올렸다. 순서는 매수나 매도 점수가 아니라 연구 행동이다. 데이터 복구, 반증 검토, 사람의 검증, 다음 검증, 새 리드 순이다. 원문 대조를 마친 것과 사람이 최종 확인한 것도 다른 상태로 나눴다. 그날 AI가 원문 검토를 마친 14건도 사람이 승인한 건 0건이라고 그대로 적었다.
지도로 보는 앱
9월 2일에는 별도 프로젝트로 핀비즈처럼 기업을 타일로 깔아 보는 감시 지도를 만들었다. 다음 날 macOS 앱으로 묶었고, 9월 4일에는 가설 H01부터 H11마다 그 가설에 걸린 기업만으로 지도를 다시 그리는 레오폴드 화면을 붙였다. 앱 이름은 AI Supercycle Observatory다. Leopold의 기업 지도와 가격과 증거와 뉴스를 읽어 오되 원본은 고치지 않는다. 9월 16일에는 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최근 48시간 발언을 모은 화면이, 9월 29일에는 AI 생태계 지도가 붙었다.
웹앱 쪽에는 9월 19일에 기업 사이의 공급, 경쟁, 제휴, 투자 관계 149건을 게임의 아이템 조합표처럼 층층이 보는 화면을 붙였다. 이 가운데 50건은 원문 주소와 발췌를 채워 확인했고, 나머지 99건은 점선 후보로 남겼다.
아직 한 칸도 오르지 않았다
2026년 9월 28일 아침 보고서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 네 곳의 설비투자 자료가 목표 분기에 이르지 않아 조건부였고, 14개 가설의 판단은 모두 보류였다. 네 칸 사다리가 있는 가설 셋 가운데 한 칸이라도 올라간 가설은 아직 없다. 두 달 동안 매일 돌았는데 판정은 하나도 나지 않았다.
배운 것
판단을 미루는 것도 결과다. 근거가 모자란 날 결론을 내지 않고 모자란 이유를 맨 위에 적는 보고서가, 매일 무언가를 단정하는 보고서보다 오래 믿을 만했다. 1화의 밤에 정한 원칙, 결과를 보고 논리를 끼워 맞추지 않는다는 원칙은 결국 이렇게 매일 아침 판단을 보류하는 화면이 됐다. 사다리가 처음 한 칸 오르는 날은 그 근거가 원문으로 확인되는 날이다.